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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로 완성되는 도시의 풍경, 테트리스 빌딩 | 유현준 건축가건축 사례 2025. 7. 8. 08:14
©정희석 모여서 완성되는 도시의 표정
서울 서초동에 새롭게 세워진 ‘테트리스 빌딩’은 단순한 오피스 건물이 아니다. 서로 다른 형태의 발코니들이 쌓여 마치 테트리스 조각처럼 보이는 이 건축물은,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한 사무소 건물이다. 그는 말한다. “건물의 표면일 뿐이지만, 발코니가 모이면 도시의 풍경이 완성됩니다.”
테트리스 빌딩은 발코니를 단순한 부속 공간이 아닌, 도시와 인간의 소통 통로로 정의하며 발코니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정희석 발코니로 구성된 입면, 층간 소통의 도시적 실험
이 건물의 입면은 8층부터 2층까지 서로 다른 위치에 배치된 네 개의 발코니로 구성되어 있다. 발코니들은 마치 태극기의 4괘처럼 구성되어 각 층마다 미묘하게 위치가 달라지고, 이를 통해 각 발코니에서 서로를 조망하거나 시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L자형, 일자형 발코니의 조합: 공간마다 다른 시선을 유도하여 도시와의 관계를 재구성.
- 벽으로 둘러싸인 수직 프레임: 개방감을 주되 사적 공간으로서의 보호감을 부여.
- 층간 교차 시선 설계: 상층에서 하층 발코니를 바라볼 수 있어 층간 소통 유도.
“이런 식의 발코니 설계는 단순한 시각 요소가 아니라, 입체적인 도시의 표정을 만드는 실험입니다.”
©정희석 다양한 접근과 발코니 중심의 동선 설계
건물에는 두 개의 출입구가 있다. 보도에 면한 입구는 1~2층의 상업시설(예: 카페)을 위한 동선이며, 측면 출입구는 상층 오피스 사용자들을 위한 동선이다. 특히 파란색 대각선 철판 벽은 카페 입구를 강조하는 장치로, 건축주의 삼성전자 출신 이력을 반영한 ‘삼성 블루’를 차용했다.
- 카페와 사무공간 동선 분리: 프로그램별 효율적 동선 확보.
- 색상 지정 가능한 조립식 철판: 클라이언트의 아이덴티티 반영.
©정희석 내부 공간의 디테일과 자연과의 연결
건물 최상층(8층)의 오피스 공간은 남북으로 창이 열려 대청마루와 같은 개방감을 준다. 특히 창틀은 '히든 바(hidden bar)' 디테일로 설계되어 외부에서 프레임이 보이지 않도록 처리되었으며, 난간은 저철분 유리를 사용해 외관의 테트리스 선 외에는 거의 보이지 않도록 했다.
- 창호 디테일: 창틀을 유리 뒤에 배치해 투명성 확보.
- 난간 재질: 저철분 유리를 사용해 시각적 간섭 최소화.
- 루버 제거 결정: 시야를 가리지 않기 위한 현장 설계 변경.
또한 북향의 테라스를 활용해 자연 채광과 시야를 확보했고, 루버 없이 하늘이 잘 보이도록 처리했다. 건축가는 “북향이 오히려 커튼 없이 자연을 누릴 수 있는 방향”이라고 말한다.
©정희석 선큰가든과 지하 갤러리 — 안과 밖의 연결
지하 1층에는 갤러리와 함께 선큰가든이 조성되어 있다. 나무들은 주로 그늘을 좋아하는 식물들로, 조망을 고려해 아름다운 수형을 가진 자작나무, 아스펜 등이 식재되었다. 계단은 햇빛과 바람이 잘 들도록 트여 있으며, 갤러리와 정원이 접이식 문을 통해 하나의 공간처럼 연결된다.
- 스킵플로어 형식 계단: 기둥 없이 캔틸레버 구조로 구현.
- 트인 디딤판: 햇빛 투과와 공기 흐름 확보.
- 접이식 파티션: 갤러리와 외부 정원 간 공간 통합.
©정희석 마감재와 디테일이 결정한 외관의 완성도
외관의 테트리스 선을 살리기 위해 모노쿠시(Monocouche) 마감이 적용되었다. 이는 연결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음새가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지만, 먼지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가는 “연결된 선의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라며 선택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 모노쿠시 적용: 끊김 없는 라인 표현.
- 히든 바 창호 디테일: 외부에서 창틀을 감춤.
- 발코니 난간: 저철분 유리로 난간을 ‘지우는’ 방식.
©유현준건축사사무소 프로젝트 정보 요약
항목내용
프로젝트명 테트리스 빌딩 위치 서울시 서초구 설계 유현준 건축가 주요 개념 층간 소통이 가능한 발코니, 미로처럼 얽힌 입면 구성 주요 재료 모노쿠시 마감, 저철분 유리, 히든바 창호, 노출 콘크리트 완공 시기 2023년 말 '건축 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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