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받는 교회, 세종산성교회 | 유현준 건축가건축 사례 2025. 7. 1. 08:24
신앙보다 먼저 다가가는 곡면의 건축
“믿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사람에게 더 먼저 열려 있는 교회.” 세종시 주택가 코너에 자리한 **세종산성교회(The HUG)**는 기존 교회 건축과는 다른 온기와 열린 환대를 제안한다. 건축가 유현준이 말한 “포용의 건축”은, 겉모습부터 다르다. 건물의 전면은 오목한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안으로 ‘끌어들이는’ 제스처를 취한다.
"사람을 안을 때처럼 두 팔을 내미는 듯한 입면.” – 유현준
©Kyungsub Shin 예배당보다 먼저 만나는 카페와 도서관
세종산성교회는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수직으로 구성된 복합 건축물이다. 하지만 1층에 들어서면 마주하는 것은 예배당이 아닌 카페와 도서관, 커뮤니티 공간이다.
- 전면을 투명 유리로 구성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고,
-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도심 속 오픈라운지로 작동한다.
기존 교회가 주말에만 사용되고 평일엔 닫혀 있는 반면, 이곳은 항상 **‘열린 공간’**으로 시민을 맞이한다.
©Kyungsub Shin 곡면 입면과 십자가의 의미
- 건물 전면은 곡면 입면과 루버로 구성되어 있으며, 해의 위치에 따라 다양한 그림자를 연출한다.
- 외벽은 단순한 콘크리트가 아닌, 시각적·정서적 포용성을 지닌 오목한 입면으로 설계됐다.
- 십자가는 건물 옥상에 달린 상징이 아닌, 입면에 새겨진 음각의 십자가다. 바람이 지나며 흔들리는 금속판은 보이지 않는 성령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장치이자 사운드 요소로 작용한다.
©Kyungsub Shin 상층부 예배 공간의 설계적 실험
예배당은 건물 최상층에 배치되어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실용적이고 상징적인 이유에서다:
- 하부 공간을 사무실, 교육 공간 등으로 유연하게 사용 가능하게 함
- 대형 기둥이 필요한 예배 공간을 위로 올려 구조적 효율 확보
- 경사진 바닥과 커튼월, 자연 채광으로 구성된 내부는 갈릴리 언덕에서 예수님의 설교를 듣는 듯한 야외 예배 경험을 공간화했다.
“빛이 들어오는 곳을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되는 인간의 본능을 이용해, 시선을 말씀 전하는 자리로 이끈다.”
또한 돌출된 음향벽과 마감 디테일은, 빛과 그림자, 소리의 확산을 모두 고려한 결과물이다.
공간은 경계를 품는다
옥상 정원에는 포도나무 덩굴 그늘 아래 벤치와 휴게 공간이 마련돼 있다. 교회 부지의 경계부는 인근 아파트 녹지와 맞닿아 있어, 물리적 경계 없이 자연스러운 시각·심리적 확장을 유도한다.
- 예배 전/후, 도시를 바라보며 내려오는 동선은 믿음과 일상의 경계를 상징적으로 넘나들게 한다.
- 아이들을 위한 지하층 유치부 예배 공간은 성큰가든과 접해 있으며, 작은 창을 통해 외부를 향한 시선을 유지한다.
프로젝트 정보 요약
프로젝트명 세종산성교회 (The HUG) 위치 세종시 어진동 주거단지 내 코너 부지 설계 유현준건축사사무소 (Hyunjoon Yoo Architects) 완공연도 2018년 층수 및 구성 지하 2층~지상 4층, 예배당, 카페, 도서관, 유아부·청소년부 예배실, 사무실, 옥상정원 등 디자인 컨셉 포용, 초대, 곡면 입면, 바람/소리의 십자가 대표 재료 노출 콘크리트, 음각 금속판, 투명 유리, 루버, 돌 벽돌 마감 '건축 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코니로 완성되는 도시의 풍경, 테트리스 빌딩 | 유현준 건축가 (0) 2025.07.08 돌 속에서 피어난 도시의 풍경, 갤러리아 광교 | OMA (0) 2025.07.03 인천의 예술적 파사드, MVRDV의 파라다이스 시티 'The Imprint' (0) 2025.07.02 공원 속 미술관, 북서울미술관 |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0) 2025.06.21 도시를 떠받치는 빛의 지붕, 부산 영화의 전당 | COOP HIMMELB(L)AU (0) 2025.06.20 수평선에 잠긴 집, 지평집 | 남해 바닷가의 건축적 겸손 (0) 2025.06.19 자연을 품은 미술관, 뮤지엄 SAN | 안도 다다오 × 건축으로 사색하기 (0) 2025.06.19 리움미술관: 세계적인 건축가 3인이 만든 감각적 건축의 하모니 (0) 2025.06.13